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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

Stepj 2021. 9. 21. 19:34

 

 

The Road Not Taken / by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10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운명이란 걸 믿지 않았기에

인연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영원을 알 수 없었기에

순간으로 접었습니다

 

스치는 바람인 줄 알았기에

잡으려 애쓰지도 않았습니다

머문다는 것 또한

떠난 후에 남겨질 아픔인 줄 알았기에

한시도 가슴에 담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숨바꼭질하듯

그대가 나를 찾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10월의 거리로 가겠습니다

꿈을 꾸듯

그대를 부르며 달려가겠습니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가슴을 활짝 열고

가을숲 그대 품에서

10월의 사랑을 꿈꾸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인연으로 말입니다

 

 

문병란 시 꽃씨

 

 

 

 

정호승 시 가을꽃

 

 

 

시월에 생각나는 사람   - 최정원 

 

​풋감 떨어진 자리에 

바람이 머물면 

가지 위 고추잠자리 

댕강댕강 외줄타기 시작하고 

햇살 앉은 벚나무 잎사귀 

노을 빛으로 가을이 익어갈 때 

 

그리운 사람 

그 이름조차도 차마 

소리내어 불러볼 수 없는 

적막의 고요가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르지 

 

오지 못할 

그 사람 생각을 하면 

 

 

 

 

 

 

 

Nothing Gold Can Stay / by Robert Frost

 

Nature's first green is gold,

Her hardest hue to hold,

Her early leaf's a flower;

But only so an hour.

Then leaf subsides to leaf.

So Eden sank to grief,

So dawn goes down to day.

Nothing gold can stay.

 

 

 

10월의 시          이정순 / 시인 

달빛 쏟아지는 가을밤에 

나는 왜 이리 슬쓸할까요 

 

바람에 낙엽이 뚝뚝 떨어져 

공원 벤치를 덮어 버립니다

 

밝은 달빛에 그 옛날 추억이 

살그머니 뇌리를 스치는 군요 

 

아! 가을은 슬픔이었나 

내 가슴을 파고드는 그리움하나 

영원히 잊쳐 지지 않는 추억입니다

 

​시월(十月)                   황동규 / 시인

 

1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 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旅程)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2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목금(木琴)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3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 한 탓이리.

 

4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지는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바람은 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5

낡은 단청(丹靑) 밖으로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히 비가 뿌려 와서······

절 뒷울 안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낙엽

지는 느릅나무며 우물이며 초가집이며 그리고

방금 켜지기 시작하는 등불들이 어스름 속에서

알 수 없는 어느 하나에로 합쳐짐을 나는 본다.

 

6

창 밖에 가득히 낙엽이 내리는 저녁

나는 끊임없이 불빛이 그리웠다

바람은 조금도 불지를 않고 등불들은 다만

그 숱한 향수와 같은 것에 싸여 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 갔다

이제 나도 한 잎의 낙엽으로, 좀더 낮은 곳으로,

내리고 싶다.

 

 

10월 엽서                    이해인 / 수녀, 시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 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