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9. 00:16ㆍ카테고리 없음
시간時間과 세월歲月이란 무엇일까?
昨日花開今日謝 百年人有萬年心 작일화개금일사 백년인유만년심
어제는 꽃 피더니 오늘은 지는데 백년의 인생이 만년을 생각하네.
옛 시인이 시에서 길어야 백년 사는 인생이 萬年의 일을 생각한다고 노래하고 있다.
길어야 백년 사는 인생이 문명사를 논하고, 억년의 우주를 논하는 것은 왜일까?
萬年의 문명사, 억년의 우주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열정은 어디에서 올까?
시간時間 세월歲月은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다. 아마도 시간時間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과학의 문제가 아닌지도 모르다. 오히려 시간時間이 무엇이냐는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대한 문제이듯 하다. 시간時間은 철학적 주제이며 신학적 주제이기도 한듯하다.
월日月, 광음光陰
고대부터 인류는 해와 달의 운행을 기준으로 시각을 정의하고 사용해 왔다. 사건들 사이의 간격이나, 사건의 지속 기간을 정의하는 길이도 일, 월, 해(년) 등으로 합의하고 사용해 왔다. 몇 해 지났다 또는 몇 달째이니 하는 것은 모두 해와 달을 운행을 기준으로 하여 정의한 것이다.
때, 시절(時節)
사람이 선 지구를 중심으로 하늘을 바라보면서, 태양의 궤도를 황도라 부르고, 태양이 이 황도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기준으로 연중 어느 때인지를 정한다. 이 위치는 계절을 정하는 것을 배우고 농사를 하는데 매우 큰 도움을 준다.
사람이 선 지점에서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보고 한 달 중 어느 때 인지를 가늠해 왔다. 언제 밀물인지 썰물인지 예측할 수 있으니 언제 배를 띄울지 언제 바닷길이 열리는지를 알게 한다. 이러한 지혜는 인류의 삶을 영위하는 데 매우 쓸모가 크다.
그래서인지 우리에게 익숙한 한자 표현인 光陰 광음은 해와 달 즉 日月을 가리키는 단어로 세월歲月을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 光陰 광음 즉 해와 달의 주기적 교체를 세월이 가는 것을 표현하면 공감을 얻기 쉽다. 월日月이나 광음光陰이란 표현이 시간을 의미하는 뜻으로 고전과 시에 널리 사용되는 이유이다. 光陰 광음은 빛과 그늘, 해와 달 또는 낮과 밤을 비유하는 말이다. 해와 달이 시간時間과 세월歲月을 상징하고 있다.
日月如梭(일월여사)는 해와 달이 지나감이 마치 베틀의 북이 지나가는 것과 같다, 즉 매우 빠르다는 표현이다.
베틀의 북을 바라보면 매우 빠르게 움직인다. 이를 바라보면서, 어김없이 바뀌는 낮과 밤과 같이 나의 날들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표현한다.
세월歲月이 빨리 지나간다고 느낄 때, 이 느낌을 표현할 때, 화살이나 흐르는 물이 동원되기도 한다.
현대인이 새로 표현한다면 총알이나 빛의 속도를 동원될까?
歲月流水 세월 유수 즉 세월이 유수(流水)와 같다. 流水는 흘러가는 물인데 시간(時間)이 흐른다는 표현으로 쓰인다.
光陰似箭(광음 사전)은 세월이 마치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표현이다.
光陰速乎矢(광음속호시) 세월이 화살보다 더 빠르다. 화살을 한번 떠나면 돌이키지 않고 빠르게 움직인다. 세월이 이 화살보다 더 빠르다는 것이다.
세월이 빠르다 또는 인생이 짧다는 표현은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逆旅 光陰 從古是 세상 가는 세월 예부터 이러한데
天地者 萬物之逆旅요, 光陰者 百代之過客이라
장자는 찰라 같은 덧없는 인생을 白駒過隙 백구과극이라고 말한다.
白駒過隙 백구과극 흰 망아지가 문틈으로 지나가는 순간
- 인생이 이와 같이 빨리 지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문학적 표현들을 논어 등 고전에서 사용된다.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 한순간의 짧은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말지어다.
日月逝矣 歲不我延(일월서의 세불아연) 날과 달은 가고,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子 在川上曰 逝者 如斯夫인저. 不舍晝夜로다. (자 재천상왈 서자 여사부 . 불사주야)
공자님이 냇가에서 말하길 지나가는 모든 것은 흐르는 물과 같구나. 밤낮없이 멈추지 않는구나. (子罕 16)
逝者如斯(서자여사) 지나가는 모든 것이 이와 같으니, 쉬지 않고 나를 돌아보고 학문을 게으르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JWST Pillars of Creation - 별들이 탄생하는 곳
삶의 의미를 생각하다 보면, 길어야 백년 사는 나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미진하다. 나의 실존은 萬年을 이어온 도도한 인류의 삶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많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고,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면서 억년을 이어온 우주의 존재와 연결됨을 생각하게 된다.나의 존재는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생각하다보면 萬年의 문명사, 억년의 우주 이야기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昨日花開今日謝 百年人有萬年心 작일화개금일사 백년인유만년심
어제는 꽃 피더니 오늘은 지는데 백년의 인생이 만년을 생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