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밭에서 달마대사를 만나다 (원철·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
갈대밭에서 달마대사를 만나다 (원철·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 용산 전망대에 올랐다. 광활한 순천만 습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만 만날 수 있다는 홍보용 사진에 등장하는 황금빛 저녁놀 풍광은 애당초 기대하지 않았다. 흐린 날씨에 단색조 갯벌과 S자형 물길이 어우러진 그 자체로 수묵화 한 폭이다. 바다에도 물길이 있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확인하면서 연신 감탄사가 이어진다. 갯벌을 휘돌아 지나가며 장대한 갈대숲으로 이어지는 물길은 그대로 파노라마였다. 때마침 물길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던 작은 배마저 갈대숲 속으로 흔적을 감춘다. 강희안(1418~1464)의 작품인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선비가 물을 바라보는 그림) 주인공처럼 난간에 기대 서서 턱을 괸 채 한동안 ‘물멍’을 때렸다. 그리고 동시..
202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