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503 /황지우(1952~)
503 /황지우(1952~) 새벽은 밤을 꼬박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 박힌 눈으로 동트는 지평선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 날아 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륵거리는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경도 없다 경이 길을 가르쳐 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 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 너와 나는 구만리 청천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자기야 우리 마음의 지도 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 거야 황지우 시집 '나는 너다'(1987)에 수록된 시 '503.' 이다. 지금 나에게는 칼도 경도 없다 경(經)이 길을 가르쳐 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공자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려고 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자는 길이 끝나는 곳에..
2023.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