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여신들에게 (To the Parcae) /프리드리히 횔덜린

2021. 9. 29. 22:56시 사진



 

 

운명의 여신들에게(To the Parcae) /  프리드리히 횔덜린 

 

 

여신들이시여, 제 노래가 완전히 무르익도록

 

한 철의 여름과 가을을 더 허락하소서.

 

 

 

제 노래의 달콤함을 마음껏 누리고 나서

 

기꺼이 죽으리다.

 

 

 

살아서 거룩한 권리를 누리지 못한 영혼은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하나이다.

 

 

그러나 제 마음속에 성스러움이 충만하면

 

시는 결실을 맺으리다.

 

 

그때가 되면 암흑세계의 정적마저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

 

제 노래를 두고 떠나야 하더라도

 

결코 불평하지 않으리다. 

 

 

 

적어도 한 번은

 

신들처럼 살아봤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나이다.

 

 

 

프리드리히 횔덜린(Friedrich Holderlin) 독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