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31. 20:29ㆍ고전 읽기/중국고전, 제자백가
증광현문(增廣賢文) 312.
바람이 멈추고 난 후 다시 풍랑을 일으키지 말라.
배가 언덕에 닿은 후에는 배를 떠나라.
風息時, 休起浪 풍식시, 휴기랑
岸到處, 便離船 안도처, 편이선
진리에 도달하면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한 모든 수단을 버린다는 의미이다.
불경의 하나인 《사유경(蛇喩經)》에 보면 다음과 같은 비유가 나온다.
"비구들이여, 나는 너희들에게 집착을 버리도록 하기 위해 뗏목의 비유를 들겠다.
어떤 나그네가 긴 여행 끝에 바닷가에 이르렀다.
그는 생각하기를 바다 저쪽은 평화로운 땅이니 그리 가야겠다 하고 뗏목을 만들어 무사히 바다를 건넜다.
바다를 무사히 건넌 이 나그네는 그 뗏목을 어떻게 하겠느냐?
그것이 아니었으면 바다를 건너지 못했을 것이므로 은혜를 생각해 메고 가야겠느냐?
아니면, '이 뗏목 때문에 나는 바다를 무사히 건넜다. 다른 사람들도 이것을 이용하도록 여기에 두고 나는 내 갈길을 가자' 하겠느냐.
이 나그네는 뗏목을 두고 가도 그의 할 일을 다한 것이 된다.
너희들도 이 나그네가 뗏목을 잊은 것처럼 궁극에는 교법마저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유사한 고사성어 1
득어망전 (得魚忘筌) - 장자(莊子) 〈외물(外物)〉에 나오는 글
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蹄者所以在兎, 得兎而忘蹄.
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 吾安得夫忘言之人而與之言哉.」(《장자(莊子) 〈외물(外物)〉》)
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전자소이재어 득어이망전
蹄者所以在兎 得兎而忘蹄 제자소이재토 득토이망제
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 언자소이재의 득의이망언
吾安得夫忘言之人 而與之言哉 오안득부망언지인 이여지언재.
통발은 물고기를 잡는 데 필요한 것인데 물고기를 잡고 나면 곧 통발을 잊어버린다.
올가미는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인데 토끼를 잡고 나면 올가미를 잊어버린다.
말이란 생각을 전하기 위한 것인데 생각을 전하고 나면 곧 말을 잊어버린다.
내가 어찌 이렇게 말을 잊은 사람을 만나 그와 더불어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망전(忘筌), 망제(忘蹄), 망언(忘言)은 모두 시비와 선악을 초월한 절대 경지를 말한다.
이와 같이, ‘득어망전’은 뜻한 바를 이룬 후에는 그 수단이나 과정에 대하여는 애착을 갖지 말라는 의미인데,
배은망덕 하다는 뜻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제(蹄)’는 토끼를 잡는 올가미를 말한다.
유사한 고사성어 2.
토사구팽(兎死狗烹) 조진궁장(鳥盡弓藏) - 사마천의 '사기(史記)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나오는 글
狡兎死走狗烹 교토사주구팽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가 삶긴다.
필요할 때 이용하다가 필요가 없어지면 버리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高鳥盡良弓蔣 고조진양궁장
높이 나는 새를 다 잡고나면 좋은 활은 쓸모가 없어진다.
敵國破謀臣亡 적국파모신망
적국이 패망하면 지략이 뛰어난 신하도 망한다.
모두 쓰임새나 일이 있는 동안에는 잘 이용하지만
일이 끝나면 버림받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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