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때가 있다 春梅秋菊 各有時 (춘매추국 각유시)

2021. 8. 21. 14:33시 사진

입추가 지나고,

가을비가 내리면서

뜨겁던 대지가 식고

매미의 울음소리가 줄어든다.

아침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다가오는 가을을 느끼면서

서리가 내리면 피어날 국화를 생각하고, 국화를 사랑하던 도연명의 시가 생각난다.

 

동쪽 울타리에서 국화를 따다 그윽이 남산을 바라보네

해질 무렵 산의 모습이 아름답고 하늘 날던 새들도 더불어 돌아오누나

이런 삶 가운데 참 뜻이 있어 이를 드러내려다 말을 잊고 말았네

 

 

陶淵明(도연명)  음주(飮酒) 5

 

마을에 초가집 을 짓고 살아도

말이며 수레소리 시끄럽지 않네

 

그대는 어찌 그럴 수 있는가 묻는구나 

마음이 멀면 시는 곳도 멀어진다네

 

동쪽 울타리에서 국화를 따다

그윽이 남산을 바라보네

 

해질 무렵 산의 모습이 아름답고

하늘 날던 새들도 더불어 돌아오누나

 

이런 삶 가운데 참 뜻이 있어

이를 드러내려다 말을 잊고 말았네

 

飮酒   -5
        結廬在人境 而無車馬喧        결려재인경 이무차마훤
        問君何能爾 心遠地自偏        문군하능이 심원지자편
        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        채국동리하 유연견남산
        山氣日夕佳 飛鳥相與還        산기일석가 비조상여환
        此中有眞意 欲辯已忘言        차중유진의 욕변이망언

 

 

■ 註釋  
結廬/ 농막을 짓는다. 廬는 농막 초가집.
在人境/ 사람들이 사는 고장에, 즉 깊은 산중에 농막을 짓고 은퇴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들 틈에 끼여 살면서 孤高하게 脫俗 한다는 뜻.
無車馬喧/ 정치나 벼슬 살이에서 벗어났으므로 고관이나 관리가 수레를 타고 시끄럽게 찾아오는 일이 없다. 車馬는 관리가 타는 수레.
問君/ 직역으로는 그대에게 묻는다는 뜻. 즉, 自問自答.
何能爾/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느냐? 爾는 然과 같다.
心遠地自偏/ 나의 마음이 속세에서 멀리 떨어져 한가하니까 즉, 몸은 세속에 있으나 마음이 한가하다는 뜻.
悠然見南山/ 인간세상의 야심이나 욕심이 없이 바라본다. 南山은 장시성의 여산(廬山)이다. 도연명이 그 아래 살았다.
相與還/ 서로 짝을 지어 돌아온다. 已忘言/ 말로는 표현할 도리가 없다는 뜻. 

 

 

陶淵明(도연명) 음주 -7
          

가을 국화가 아름다운 색깔이 되어서  

이슬에 젖은 국화꽃을 딴다
          

근심 잊으려 술에 띄워 마시니  

속세와 멀어진  심정 더욱 간절하다.
          

한 잔 하나로 홀로 마시다 취하니  

잔 비우면 술 단지 저절로 기운다.
          

해 지고 만물이 쉴 무렵에 

돌아오는 새들 수풀 향해 소리내 우네.
          

동쪽 창 밑에서 후련한 휘파람소리 부니 

잠시나마 참 삶을 되찾은 듯 하여라.

   

 

 

飮酒    음주 -7
        秋菊有佳色 浥露掇其英        추국유가색 읍로철기영
        汎此忘憂物 遠我遺世情        범차망우물 원아유세정
        一觴雖獨進 杯盡壺自傾        일상수독진 배진호자경
        日入群動息 歸鳥趨林鳴        일입군동식 귀조추임명
        嘯傲東軒下 聊復得此生        소오동헌하 요복득차생

 

 

 

긴 여름을 지내고 서리가 내리면 피어날 국화를 생각하다가,

생각이 봄의 매화에 이른다. 겨울 추위를 지내고 이른 봄에 피어나는 매화

자기의 때에 따라 꽃을 피우는 매화와 국화가 그리워진다.

어느 시인은 봄의 매화와 가을의 국화는 함께 피어나 경쟁하지 않는다고 노래한다.

 

 

 

 

春梅秋菊 各有時 (춘매추국 각유시) / 《未詳》

 

- 봄의 매화와 가을의 국화는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

즉 저마다 때가 있다

 

〈原文〉 君何先達 我何遲 #春梅秋菊 #各有時

그대는 이미 도달했는데 나는 지체하는구나.

봄철 매화와 가을철 국화는 각각 그 피는 때가 따로 있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