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子生非異也, 善假於物也 순자(荀子) 권학편(勸學篇)

2022. 6. 20. 21:01고전 읽기/중국고전, 제자백가

순자(荀子) 권학편(勸學篇) 2

君子生非異也, 善假於物也:

군자는 태어나는 것이 (남과) 다른 것이 아니라,

외물의 도움을 잘 빌리는 것이다.

여기서 외물을 잘 이용함이란 잘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산에 오르지 않으면 하늘이 높은지 알지 못하고,

깊은 계곡에 임하지 않으면 땅이 두터운지 알지 못하며,

옛 훌륭한 임금들이 남긴 말씀을 듣지 않으면

학문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것인지 알지 못한다.

간(干)나라・월(越)나라, 이족(夷族)・맥족(貉族)의 아이들이

태어나서는 울음소리가 같지만 장성한 뒤에는 풍속이 다른데,

이는 가르침이 그들로 하여금 그렇게 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시경》에 이르기를

“아! 그대 군자들이여, 늘 편안히 쉬지 말지어다.

그대 지위를 공경하여 받들고, 정직한 사람을 좋아하면,

신께서 들으시고 너의 큰 복을 크게 해주실 것이다”라고 하였다.

신묘한 경지를 누리는 것은 성현의 도(道)에 교화되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고,

복을 누리는 것은 재앙이 없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나는 일찍이 온종일 생각해 본 적이 있었지만,

잠깐동안 배운 것만 못했다.

나는 일찍이 발꿈치를 들어 멀리 바라본 적이 있었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면 넓게 보이는 것만 못했다.

높은곳에 올라가 손짓하여 부르면,

팔이 더 길어진 것이 아니지만 보이는 것이 멀어진다.

바람을 따라 소리쳐 부르면,

소리가 더커진 것이 아닌데도 들리는 것이 분명해진다.

수레나 말의 도움을 빌린 사람은

잘 달리지 못하더라도 천리를 갈 수있다.

배나 노의 도움을 빌린 사람은

물에 능하지 않더라도 넓은 강을 건널 수있다.

군자는 태어나는 것이 (남과) 다른 것이아니라,

외물의 도움을 잘 빌리는 것이다.

故不登高山이면 不知天之高也며 不臨深谿면 不知地之厚也며

不聞先王之遺言이면 不知學問之大也니라

干越夷貉之子生而同聲이나 長而異俗하니 敎使之然也니라

詩曰嗟爾君子는 無恒安息이어다

靖共爾位하여 好是正直하면 神之聽之하여 介爾景福하리라하니라

神莫大於化道하고 福莫長於無禍니라

吾嘗終日而思矣나 不如須臾之所學也며

吾嘗跂而望矣나 不如登高之博見也라

登高而招면 臂非加長也로되 而見者遠하고

順風而呼면 聲非加疾也로되 而聞者彰이라

假輿馬者는 非利足也로되 而致千里하고

假舟檝者는 非能水也로되 而絶江河라

君子生非異也라 善假於物也라

•故不登高山, 不知天之高也. 不臨深谿, 不知地之厚也.

不聞先王之遺言, 不知學問之大也:

그러므로 높은 산에 오르지 않으면 하늘이 높은지 알지 못하고, 깊은 계곡에 임하지 않으면 땅이 두터운지 알지 못하며,

옛 훌륭한 임금들이 남긴 말씀을 듣지 않으면 학문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것인지 알지 못한다.

先王(선왕): 이전시대의 훌륭한 임금, 성왕(聖王).

 

• 干越夷貉之子, 生而同聲, 長而異俗, 敎使之然也:

간(干)나라・월(越)나라, 이족(夷族)・맥족(貉族)의 아이들이 태어나서는 울음소리가 같지만 장성한 뒤에는 풍속이 다른데,

이는 가르침이 그들로 하여금 그렇게 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干越夷貉(간월이맥): 간(干)은 춘추시기 제후국의 하나로 오(吳)에 복속되었다. 따라서 ‘干越’은 ‘오월(吳越)’과 의미가 같다. ‘夷’는 동이(東夷), ‘貉’은 북방민족의 하나이다.

 

 

• 詩曰 嗟爾君子, 無恒安息. 靖共爾位, 好是正直, 神之聽之, 介爾景福:

《시경》에 이르기를

“아! 그대 군자들이여, 늘 편안히 쉬지 말지어다.

그대 지위를 공경하여 받들고, 정직한 사람을 좋아하면,

신께서 들으시고 너의 큰 복을 크게 해주실 것이다”라고하였다.

詩(시): 《시경(詩經)》을 가리킨다. 선진(先秦) 시기에는 《시경》을 일러‘詩’라 하였다. 인용된 시는<소아(小雅)・소명(小明)>이다.

嗟爾(차이): 아! 그대는. ‘嗟’는 감탄사. ‘爾’는 이인칭대명사.

靖共(정공): 공경하여 받들다. 고형(高亨)의 주(注)에 의하면, ‘靖’은 ‘敬’이고, ‘共’은 ‘奉’이다.

神之聽之(신지청지): 신(神)이 그에 대하여 듣다. 앞의 ‘之’는 주어와 술어 사이의 조사(助詞), 뒤의 ‘之’는 앞에나온 군자의 행동을 받는 대명사.

介爾景福(개이경복): 너의 큰 복을 크게 해주다. ‘介’와‘ 景’ 모두 ‘大’의 의미이다.

 

• 07 神莫大於化道, 福莫長於無禍:

신묘한 경지를 누리는 것은 성현의 도(道)에 교화되는 것보다 더큰 것이 없고,

복을 누리는 것은 재앙이 없는 것보다 더나은 것이 없다.

化道(화도): 도(道)에 교화되다, 도의 교화를 받다, 도를 깨닫다.

 

• 08 吾嘗終日而思矣, 不如須臾之所學也. 吾嘗跂而望矣, 不如登高之博見也:

나는 일찍이 온종일 생각해 본 적이 있었지만, 잠깐동안 배운 것만 못했다.

나는 일찍이 발꿈치를 들어 멀리 바라본 적이 있었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면 넓게 보이는 것만 못했다.

不如(불여): 〜만 못하다.

須臾(수유): 잠깐, 잠깐 동안.

跂(기): 발돋움하다, 발꿈치를 들어 올리다.

 

• 09 登高而招, 臂非加長也, 而見者遠. 順風而呼, 聲非加疾也, 而聞者彰:

높은곳에 올라가 손짓하여 부르면, 팔이 더 길어진 것이 아니지만 보이는 것이 멀어진다.

바람을 따라 소리쳐 부르면, 소리가 더커진 것이 아닌데도 들리는 것이 분명해진다.

招(초): 부르다. 손짓하며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臂(비): 팔.

加長(가장): 길이를 늘리다, 길게 하다.

加疾(가질): 세기를 더하다, 세게 하다. ‘疾’은 굉대(宏大)의 의미이다.

 

• 10 假輿馬者, 非利足也, 而致千里. 假舟檝者, 非能水也, 而絕江河:

수레나 말의 도움을 빌린 사람은 잘 달리지 못하더라도 천리를 갈 수있다.

배나 노의 도움을 빌린 사람은 물에 능하지 않더라도 넓은 강을 건널 수있다.

假(가): 빌리다, 힘을빌리다. •

利足(리족): 달리기를잘하다.•

能水(능수): 물에능함. 헤엄을잘친다는의미이다.

江河(강하): 장강(長江)과 하수(河水). 큰 강을 가리킨다.

絕江河 절강하 큰 강을 건너다

 

• 11 君子生非異也, 善假於物也:

군자는 태어나는 것이 (남과) 다른 것이아니라, 외물의 도움을 잘 빌리는 것이다.

여기서 외물을 잘 이용함이란 잘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순자(荀子)는 고대 중국의 유교 사상가이자 학자이다.

순자(荀子)는 전국시대 인물이다 (기원전 298년? ~ 기원전 238년?).

이름은 순황(荀況)이고, 경칭으로 순경(荀卿) 또는 손경자(孫卿子)로도 불린다.

순자의 학설은 한대(漢代)의 경학(經學)과 깊은 관계가 있으며, 특히 공자의 가르침인 박문약례(博文約禮)를 수용하여 예(禮)를 중시하고 또한 역설하였다.

순자(荀子)는 사람의 본성은 날 때부터 이익을 구하고 서로 질투하고 미워하기 때문에 그대로 놔두면 싸움이 그치지 않으므로, 이것을 고치기 위해서는 예의를 배우고 정신을 수련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공자의 사상 중 예(禮)를 강조하여 발전시켰다. 사람의 본성은 악하여, 날 때부터 이익을 구하고 서로 질투하고 미워하기 때문에 그대로 놔두면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것을 고치기 위해서는 예의를 배우고 정신을 수련해야만 한다.

순자(荀子)는 성악(性惡)편에서 화성기위(化性起僞: 본성을 변화시켜 인위를 일으킨다)라는 명제를 제시한다. 인간의 본성은 이(利)를 좋아하고 남을 미워하며, 이목성색(耳目聲色)의 탐욕이 있어 결국 사양(辭讓)・충신(忠信)・예의(禮義)・천리(天理)의 덕을 잃고 사회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되지만, 사법(師法)의 교화와 예의의 도를 가지고 그 본성의 악을 바로잡으면 선(善)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순자는 한나라에서는 정통적인 유가의 인물로 여겨졌으나, 송나라 시대 성리학의 학풍 속에서 성악설이 비난받으면서부터 그 이래로 오랫동안 유가의 이단자로 간주되어 왔다. 그에 대한 재평가는 청나라 말기에서야 다시 이루어졌다.

순자(荀子)는 인간의 본성은 이(利)를 좋아하여 사양(辭讓)・충신(忠信)・예의(禮義)・천리(天理)의 덕을 잃게 되고 사회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되지만, 사법(師法)의 교화와 예의의 도를 가지고 그 본성의 악을 바로잡으면 선(善)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학문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그 학문의 궁극적 목적을 만물을 생육(生育)하는 천지와 대등한 공능을 지니는 성인이 되는 데 두었다.

권학편(勸學篇)은 순자의 최고의 문장으로 꼽힌다. 학문을 통해 본성을 뛰어넘는 훌륭한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순자는 예禮는 성인의 작위(作爲)에 의한 것으로 영원히, 즉 시대의 제약을 초월하여 무한하게 타당성을 갖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상고(上古)의 성왕(聖王) 업적은 시대가 오래되므로 전승이 완전하지 못하여 후세 사람으로는 그 전모를 알 수 없다. 때문에 상고의 성왕, 즉 '선왕(先王)'이 만든 예는 후세의 왕, 즉 '후왕(後王)'의 업적을 보고 추정해야 하므로 예의 기준이 동시대로 옮겨진다.

공자처럼 예를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순자는 후왕이 예의 내용에 새로 추가하는 법률에도 성왕의 예와 같은 권위를 인정한다. 그 결과 정치사상에서 그는 공자 이후의 덕치주의(德治主義) 전통에 새로 법치주의의 요소를 추가하게 된다. 순자는 초목의 생성, 4계(季)의 추이(推移)와 같이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 하늘의 작업이며 이러한 하늘의 기능 '구체적인 결과는 알 수 있지만, 그 원인이 된 무형(無形)의 곳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맹자는 덕의 감화력에 의한 정치방식, '왕도(王道)'를 주장하고, 권력에 의한 신상필벌식(信賞必罰式)식 '패도(覇道)'를 엄금하고, 군주는 하늘의 의지인 '천명(天命)'과 '백성의 소리'로 정당화된다고 했다. 순자는 하늘의 의지를 부정하고 '백성의 소리'만을 그 정당성의 근거로서 남겨 놓았다. 한비자는 더 나아가 '백성의 소리'를 부정하고 법령에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한다.

이러한 점에서 순자는 유가와 법가를 결부하는 구실을 한 셈이며, 덕치주의와 법치주의를 포함하는 정치사상은 한제국(漢帝國)의 국교적 존재가 되는 유교의 사상적 준비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