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으로부터 떠나 평안함을 찾자. 증광현문(增廣賢文) 259

2021. 9. 7. 23:24고전 읽기


증광현문(增廣賢文) 259.

고요한 가운데에서 만물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한가한 처소에서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아야, 
비로소 티끌 속세를 초탈하는 취미를 얻을 수 있다.

바쁜 가운데 한가함을 즐기고, 
한가로운 가운데서도 능히 고요함을 취할 수 있으면
이것이 곧 안신입명(몸을 편히 하고 명을 바르게 세움)의 공부인 것이다.

靜中觀物動, 閑處看人忙, 纔得超塵脫俗的趣味 ;
정중관물동 한처간인망 재득초진탈속적취미
忙處會偸閑, 閑中能取靜, 便是安身立命的功夫. 
우망처회투한 한중능취정 편시안신입명공부

 

 


*******
공자와 노자도 “바쁜 가운데서도 능히 고요함을 취하고 무겁게 행동하라”고 말합니다.

● 공자는 논어「학이」편에서 "군자가 무겁게 행동하지 않으면 위엄이 없다 君子不重則不威고 말합니다.
[학이(學而) 8장] 
子曰 君子不重則不威니 學則不固니라 
主忠信하며 無友不如己者요 過則勿憚改니라

공자는 말씀하시기를, 
“군자가 重厚하지 않으면 위엄이 없다. 
학문을 하여도 또한 견고하지 못하다. 
忠과 信을 주로하고 자기만 못한 사람을 벗하지 말고, 
허물이 있거든 고치는 것을 꺼려하지 말라”고 하셨다.

* 重은 重厚함을 나타냅니다.
* 威는 威嚴을 가리킵니다.
* 固는 堅固한 것을 이릅니다. 
* 無는 毋와 의미가 같아서 금지를 나타냅니다.
* 友은 仁을 돕는 所以인데 자기만 못하다면 이익은 없고 손해만 있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 勿 또한 금지를 나타냅니다.
* 憚은 두려워하고 어렵게 여기는 것을 말합니다.
* 學則不固 겉으로 가벼운 자가 반드시 안으로 굳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중후하지 않고 위엄이 없으면 배운바 또한 견고하지 못한 것입니다.




● 老子는 道德經에서 아래와 같이 알합니다.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의 뿌리요, 고요함은 조급함의 주인이다“
그리고 이어서 말합니다. “경솔하면 곧 근본을 잃게 된다.”
또한 군주들에게 “조급하면 군주의 풍모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老子 道德經 第二十六章
重爲輕根, 靜爲躁君. 중위경근, 정위조군.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의 뿌리요, 고요함은 조급함의 주인이다
是以聖人. 終日行, 不離輜重, 雖有榮觀, 燕處超然. 
시이성인. 종일행, 불리치중, 수유영관, 연처초연.
그러므로 군자는 하루 종일 길을 가도 옷과 음식을 실은 수레 곁을 떠나지 않으며, 
부귀영화가 있어도 평화롭게 살며 초연하다.
柰何萬乘之主, 而以身輕天下? 내하만승지주, 이이신경천하. 
어찌 만승의 수레를 갖춘 대국의 군주가 천하에 경거망동하겠는가?
輕則失本, 躁則失君. 경즉실본, 조즉실군.
경솔하면 곧 근본을 잃게 되고 조급하면 군주의 풍모를 잃게 될 것이다.

하상공은 老子 道德經 第二十六章에  "임금이 무겁게 처신하지 않으면 존귀해지지 않는다"는 해설을 달고 있습니다.
왕필은 좀더 길게 설명합니다. 
"무릇 사물은 가벼운 것이 무거운 것을 실을 수 없고, 작은 것은 큰 것을 누를 수 없다. 
가지 않는 사람은 가는 사람을 부릴 수 있고,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움직이는 사람을 제압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의 뿌리고, 고요함은 조급함의 군주이다